바이트와 친구들

친구들의 취향: 2020. 03.

엄청난 세상이다. 기생충을 등에 업은 짜파구리가 전 세계 동시 발매를 확정 지었다. 검은 옷을 뒤집어쓴 너구리를 이 세상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이제야 실감난다. 이 단어가 태어난 지 30년 만의 일이다. 비슷한 콘텐츠를 동시간에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트렌드와 자신의 취향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아래의 글을 천천히 읽어보며 내 음악 취향이 어떠했는지 되새겨보길 권한다.

lovely white

수연이

이현호 (Bite) : 몇년 전 애플 뮤직의 한국 출시 이후 꾸준히 애플 뮤직을 이용하고 있다. 애플 기기 여러 대를 사용하고 있기에 전반적인 만족감은 높은 편임에도 음악 큐레이션 기능만큼은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애플의 모토는 언제나 'It Just Works'에 가깝지만, 취향의 세계란 한없이 입체적이기에 좀 더 사용자가 개입할 여지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애플이 나에게 추천해주는 음악의 8할은 별로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아티스트나 트랙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으로 애플의 'New Music Mix'를 일할 때 종종 틀어두곤 하는데, 이 곡은 그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듣게 된 곡이다. 좋은 큐레이션이라면 차트 상위권에서 찾아 들을 수 있는 슈퍼스타들의 싱글보다는 숨은 B-side 곡들이나 유저가 잘 모를법한 아티스트들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아티스트의 데뷔 싱글을 나에게 추천해준 것은 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Trapped In

REASON (Feat. Boogie & Ab-Soul)

박준우 (포크라노스 에디터 / @bluc_) : 힙합 음악을 예전만큼 열심히 듣지는 못하지만, 총선 투표 전에 XXL Freshman 후보 투표에 참여하려고 하는 순간 낯익은 이름을 봤다. 바로 리즌(Reason)이다. 프라블럼(Problem)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 검색하기 힘든 이름의 래퍼들에게 개명을 권하고 싶은데, 리즌도 이름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할까봐 불안하지만 TDE를 믿어보기로 한다. 음악 유행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 취향은 크게 바뀌지 않는 듯하다. 변화무쌍하고 기상천외한 노래를 듣다가도 이런 외모에 이런 랩을 하는 사람에게 결국 마음이 가는 것은 내가 탑골 할배여서일까, 혹은 긴장과 여유가 공존하는 서쪽 특유의 사실주의적인 부분이 좋아서일까. 어쨌든 앱소울(Ab-Soul)의 등장이 반갑고, 리즌이 XXL Freshman에 뽑혔으면 한다.


Seoul Doesn't Know You

Moment Joon (Feat. JUSTHIS)

리마술 (무소속, 기호 3번) :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래퍼 모멘트 준(Moment Joon)의 앨범 [Passport & Garcon] 수록곡에 저스디스(JUSTHIS)가 참여했다. 둘의 인연은 생각보다 길다. 노원구 출신의 모멘트 준이 2016년 같은 지역 출신인 저스디스의 싱글 “노원”의 리믹스를 공개하면서 서로 알게 됐다고 한다. 모멘트 준의 가사에는 한국에서 성장해 현재는 일본에서 살고 있는 그의 묘한 외지인적 시각이 드러나 있고, 저스디스의 가사는 서울의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10년 이상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서울이 당신을 모른다’라는 제목에 스스로를 대입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서울을 알까, 서울은 나를 알까?


Take Me Home, Country Roads

Ray Charles

김경태 (인천에서 도 닦는 사람) : 햇빛도 따스하고 거북이도 밥을 잘 먹고 새들도 아침마다 시끄럽게 쨲쨲대는 것이 드디어 봄이 온 것 같다. 로나 코 바이러스 때문에 분노의 5단계를 몸소 단계별로 체험하고 있는 우리네 사회와, 뚜까 맞고 있는 전세계를 위해 평화와 긍정,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본다. 비타민을 잘 챙겨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 #pce


i like the devil

Purity Ring

김현호 (A&R / @meongtoes) : 집에 있자니 늘어만 가는 건 넷플릭스 시청 시간과 음악 듣는 시간 뿐이다. 물론 일 하며 듣는 음악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마련이다. 그러다 문득 고막에 걸리는 노래가 있을 때 비로소 노래 제목을 쳐다본다. "i like the devil". 왠지 악마나 우상숭배... 뭐 그런 게 생각나지만, 내용은 정 반대다. 화자는 가부장적이고 전통적인 여성성을 이야기하고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우아하게 부정한다. 사운드의 공간감과 가사의 이면에 놓인 함의, 'i like the devil' 이라는 문장을 조합하는 워드플레이까지. 굳이 시간을 내서 곡에 대해 찾아본 게 아깝지 않은 트랙이다.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

JJK

이상훈 (A&R / @your.anr) : JJK의 [고결한 충돌]은 내가 처음으로 A&R을 맡았던 앨범이었다. 그 전에도 크레딧에 A&R로 이름이 올라간 적은 있지만, A&R 팀장으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했던 앨범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JJK가 아들을 출산하고 아빠로서의 새로운 삶을 맞이하며 작업한 앨범이었고, 첫 딸의 출산을 앞둔 나에게도 감정적으로 크게 다가온 앨범이었다.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 는 [고결한 충돌]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제 7살이 된 아들을 둔 아빠이자 래퍼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JJK의 하루 일과를 풀어내며 그 모습 안에 담아낸다.
첫째는 여섯살, 둘째는 다섯살이 된 아빠이자 A&R로 삶을 살아가며 음악 창작 활동도 병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는 나에게 친구이자 동료, 그리고 존경하는 음악가인 JJK의 앨범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는 이번 달의 음악이자 올해의 음악이 될 듯 하다.


영웅 (Kick It)

NCT 127

김수희 (케이팝관전러/ㅍㅍㅅㅅ 전 에디터 / @wolfandhorse) : 새벽에 이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을 때 SNS에 흐르던 당혹감을 잊지 못한다. 이게 대체 무슨…? 무슨 뜻인지 모를 가사,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Bruce Lee’라는 단어, 다수 대 1의 전투까지 오마주 차원을 넘어 저작권료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는 수준인데… 그래도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왜냐하면 NCT127이기 때문이다.
그간 NCT127의 디스코그래피는 <소방차>, <Cherry Bomb>, <Simon Says>까지 기존의 ‘노래’라는 단어가 담기에는 벅찬 음악들로 채워졌다. 이들의 음악은 케이팝 단골 소재인 사랑이나 성장, 꿈 같은 인간적인 감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음운을 맞추는 것 말고는 관심 없어 보이는 무의미한 가사와 송캠프 출신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마이너하고 완성도 높은 비트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다(괜히 요한 일렉트릭 바흐의 메쉬업 단골인 게 아니다). 분명히 한국 아이돌인데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야지만 가능한 음악들만 줄창 들고 나왔다. 그래서 때로는 이들의 존재가 케이팝에 대한 거대한 패러디 같기도 했다.
<영웅(Kick it)>은 이들의 독특하다 못해 괴상하기까지 한 색채가 정점에 오른 곡이다. 주 소재인 이소룡은 1973년에 죽었다. NCT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멤버 태일이 1994년생이다. 이렇게까지 멤버들의 입김이 닿지 않았다는 게 명명백백하게 느껴지는 콘셉트도 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영화 한 편 봤으면 다행일 50년 전 타국의 배우를 무대 위에서 충실하게 재현해낸다. 아마 그들보다 더 어릴 팬들은 “이거 <킬빌> 컨셉 아냐? 이소룡이 누군데?”라고 SNS에 쓴다. 영미권의 팬들에게 이소룡이 알 게 뭔가. 무국적에 가까운 K-POP에서 오랜만에 느껴지는 오리엔탈리즘을 색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실제로 이 노래는 빌보드 메인 차트에 2주 연속으로 진입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렇다면 과연 대체 누가 이 노래를 완벽하게 이해할까? 아마 이소룡 시대에 창창한 20대 젊은이었던 SM의 이 모 프로듀서일 가능성이 높겠다. 그가 자신의 경험 어디에서 이소룡을 끄집어낼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케이팝 무대 위에 이식하겠다는 상상도 어떻게 해낸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건 결과로 말한다. 다들 당황하긴 했지만, NCT127은 이 노래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이수만이 만들어낸 기이한 판이 이번에도 또 성공했다. 하여튼 이수만은 진짜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Lujon

Henry Mancini

띠오리아 (케이팝애티튜드 / @theoria_) : 겨울쯤부터는 어쩐지 음악 추천을 빙자한 일기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다. 3월에 들어서고 얼마 안 있어 건강 문제가 조금 생겼는데, 발병 당시 원고를 쓰기 어렵겠다 생각하고 이번 달에는 못 쓸 것 같다 메시지를 보냈었다. 다행히 지금은 일상에 지장없는 상태로 회복이 되었고, 그래서 쓰고 있다. 한창 회복 중일 때, 괜찮아지고 가장 처음 들은 노래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실제로 가장 처음 들었던 음악은 내 데모였지만, 세상에 공개한 적도 없는 곡을 추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제외하면 이 곡이 가장 처음 들은 곡이다.
이 곡은 내가 이사하거나 장비를 사면 가장 처음 들어보는 세 곡중 하나다. 반대로 그 외에는 의외로 찾아 듣지는 않기도 한데, 마지막으로 장비를 산 건 5년 전이고 이사는 3년 전이니 아마도 3년 이내에 집에서 혼자 들은 적은 없을거다. 생각해보면 이번에 들은 이유도 장비 구매나 이사와 비슷한 이유다. 오래 쉬었으니 컨디션을 확인해보자는 이유. 근데 사실 그런 이유로만 듣기엔 이 곡은 너무 좋은 곡이다. 그러니 아직 이 곡을 들어보지 않았다면 2분 40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을 투자해 인생에 몇 안 되는 청각적 경험을 얻길 권한다. 특히 1분 33초 언저리의 스트링 글리산도부터는 꼭 듣길 바란다.
여담인데 곡 제목인 Lujon은 이 곡의 인트로부터 나오는 그 악기다. 왠지 소리도 로그 드럼과 비슷한 느낌의 이디오폰 퍼커션이고 이 곡이 처음 수록된 음반의 제목 Mr. Lucky Goes Latin에 Latin도 들어가있고 Guiro나 Bongo도 연주하고 하니 어쩐지 이국적인 섬나라의 악기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사실 미국 악기다. 물론 이 곡의 주인 헨리 만치니도 미국인이다.


MARILYN MONROE

SEVDALIZA

심은보 (VISLA Magazine 에디터 / @shimeunboss) :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플레이리스트는 좋아하는 음악들로 채워지고, 좋아하는 음악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결국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면 만들수록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만 듣게 되기 마련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 만들었는데 그 안에 갇힌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스포티파이(Spotify)가 만들어주는 ‘Daily Mix’ 시리즈도 듣지 않는다.
그런데도 가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가 있다. 새로운 음악을 도저히 듣기가 어려울 때 혹은 새로운 음악을 찾기가 싫을 때다. 음악을 듣는 게 힘들어지는 순간에는 결국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야만 한다.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어가며 어떤 음악의 어느 부분이 좋았는지를 다시 살핀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플레이리스트에 갇힌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3월은 그런 달이었다. 헤드폰이 고장 나고 고치러 갈 시간이 없었다.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며 적응하느라 새로운 음악을 찾을 정신이 없었다. 음악과 점점 멀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스포티파이를 열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좋아하던 음악들을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트랙들을 끼워 맞췄다.
이 곡은 이번에 만든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 곡으로 시작해 비욘세(Beyoncé)의 “Pray You Catch Me”가 나와야만 했고, 그다음에는 xxyyxx의 “About You”를 들어야 했다. 그렇게 쌓인 곡들은 약 한 시간을 삼킨다. 한 시간은 24시간이 되고 24시간은 한 달이 됐다. 나의 3월은 그렇게 약 11곡 안에서 반복됐다.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이 밖으로 나갈 만큼의 에너지가 없다. 그래서 나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순간이 싫고, 플레이리스트가 싫다.


Vibe

The PropheC

김용후 (비트메이커 / @yngh.hoodiak) 얼마전에 Spotify를 가입하였다. 많은 장르와 기분에 맞게 선곡을 해주는 점이 다른 스트리밍서비스보다 더 마음에 들었고,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게 좋았다. 그렇게 새로운 음악들을 들으면서 놀다가 하루는 인도 음악이 눈에 들어왔다.
인도의 음악을 생각하면 아주 오래전 뚫훍송으로 알려진 'Daler Mehndi - Tunak Tunak Tun'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중독성이 아주 크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멜로디와 어설픈 CG를 사용한 뮤직비디오는 그 시대 넷티즌들 유머의 '필수 요소'로 작용이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도의 음악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뚫훍송'만 떠올리고, 인도의 음악은 코믹하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었다. 나 또한 그런 고정관념에 갖혀 음악을 차근차근 둘러보았다. 과장된 연출을 가진 발리우드의 유치한 한 장면과 다를 것 없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하지만 The PropheC의 Vibe를 들은 후 그동안 가지고 있던 나의 편견이 부끄럽기만 하였다. 트랜드한 비트에 인도 색이 강한 멜로디를 섞은 이 곡은 최근 들은 그 어떤 곡보다 좋았다. 마치 배달시킨 후라이드 치킨을 집에 있던 카레 소스에 찍어먹었는데 맛있었던 느낌이랄까? 서로의 출처가 달라도 하나로 합치니 효과가 더 상승하는 결과물을 보여준 것 같다. 생각해보면 DJ Snake, KSHMR, TIESTO 등의 많은 유명 EDM 프로듀서가 인도의 멜로디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많은 EDM 프로듀서들이 음악을 만들때 항상 신선한 사운드를 찾는데, 인도의 음계는 그 갈증에 대한 만족감을 채워준다.
새로운 것은 기존에 존재하던 두개의 것을 하나로 합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그 점에서 Vibe는 큰 성공을 한 것 같다. 새로운 영역을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하였고, 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 역할을 하였다.
모든 음악들이 그렇지만 인도 음악들은 언제나 다양한 시도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은 언제나 트랜드를 따르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은 그렇게 발전해 나갈 것이며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할 것이다.


Gatsby Woman

Kingo Hamada

Urakkai haruki (연남동 음교익) : 헛소리에 가까운 음악 감상문을 올린지도 슬슬 반 년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일정한 규칙이 생겼는데, 한 달은 여성 아이돌 분들의 곡 그리고 그 다음 달은 웬지 모를 일본 아저씨의 곡을 올리게 되는군요. 이것은 여러모로 생각하면 숨길 수 없는 정체성의 개화 같은 느낌인데 마치 Hentai(변태) 같아서 기분이..
여하튼, 한국에 시티팝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행이 불어온지도 시간이 꽤나 흘렀지만 유명한 곡들은 아무래도 원전이 되는 것들과 크게 관계가 없이 괴리가 생겨가는 가운데... 아무리 카피가 주류인 사조인데다 범위가 넓고 지칭하는 노래가 개개인마다 다르다고 할 지라도, X물에도 파도가 있는 법입니다.
당연히 이 세계에도 어느정도 레퍼런스 급 곡들이 존재를 하나 정서 혹은 유행의 흐름 상 이 땅에서 그닥 듣는 사람이 없어 보이는 가수가 있으니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그게 바로 하마다 킨고죠. 개인적으로는 씬에서 탑파이브로 꼽을 정도로 자주 듣고 좋아합니다만 언급이 많이 되지 않아 조금은 슬픈...그런…
대부분은 처음 가수의 이름을 들으시면 그게 누구야? 라고 하시고, 일본 음악을 지난 세월에 조금 들어보신 어르신들은 야 쇼고 아니냐? (실제로 백번 들음) 라고도 하시지만… 이 씬에서 이만큼 가요의 정서와 세련미의 양 쪽 균형을 잡은 채 죽여주는 줄타기를 보여주시는 양반도 사실 없습니다.
그런 분의 조금은 구질구질한 정서가 빛나는 수작, 갸쓰비 우먼(꼭 이렇게 발음해야 맛이 산다)를 언제나 저는 자주 듣곤 하지요. 편곡에 가려져서 그렇지 하마다 선생도 상당히 가요적인 멜로디를 잘 구사하는 양반이라 음이 귀에 감기는 맛이 쫀쫀합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을 추억하는 것은 자기파괴의 본능인 것인가? 타고 떠난 비행기의 기류에 자신도 같이 실어 날려달라는 외침-자신을 버리고 간 사람에게 다시 자신을 버려달라 하는...어떤….Gamsung...-은 저 허황된 이론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안쓰럽지만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요 다들 실제로 있던 없던 이런 정서를 좋아하시잖아요 어르신들 저도 압니다.